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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코니, 베란다, 테라스, 필로티?

7 day 2012. 4. 3. 15:27

발코니는 주로 거실 또는 방에서 바깥쪽으로 내밀어 연장된 바닥을 말하는데,

이를 다른 말로는 ‘노대’라 한다. 노대는 위 아래층이 모두 같은 방법으로 달린 경우가 많다.

윗집의 노대 바닥이 아랫집 노대의 천장이 되는 경우는 발코니라 부른다.

건물 외부에서 보았을 때 외벽 면이 같은 아파트는 모두 발코니에 해당한다.

요즘은 발코니를 확장하여 거실 또는 방으로 쓰기 때문에 발코니인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은 예도 있지만,

발코니는 원래 실내와 구별된 외부에 달린 별도의 바닥을 의미한다.

엄밀히 말하자면 아파트에서는 확장하기 위해 뜯어내는 창호와 날개벽 부분이 외벽이고,

실제 외벽으로 인식하고 있는 부분은 난간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발코니부분을 전용면적에 포함하지 않고 서비스면적이라 한다.

그렇다면 베란다는 어디일까?

발코니가 위 아래층의 모양이 같은 것과는 달리 베란다는 바닥만 있고 위층의 구조물이 없는 부분을 말한다. 예를 들자면,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2층짜리 단독주택은 1층이 2층보다 큰 경우가 많다.

이때 1층의 지붕이면서 2층의 외부 바닥인 부분을 ‘베란다’라고 부른다.

 

그럼, 테라스는 어디일까?

테라스는 발코니나 베란다가 건물 일부분인 것과는 달리 건물의 외부에 낮게 깔린

‘일부러 만든 바닥’을 말한다.

건물의 2층 이상에서의 바닥은 ‘베란다’이거나 건물의 ‘옥상’이 될 것이다.

발코니나 베란다 그리고 테라스는 건축공간과 사람 사이에서 중요한 매개공간의 역할을 한다.

완전히 외부도 아니고 완전히 내부도 아닌 ‘반 외부 반 내부’ 공간으로써 그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생활의 다양함과 행태의 자유로움을 부여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발코니에서 바람을 쐬거나 햇빛을 만끽할 수 있으며, 흙을 밟지 않고도 건물 바깥으로 나와 테라스에서 차 한 잔을 마시거나 자연과 호흡할 수도 있다.

대표적 반 외부 공간인 ‘필로티’는 한옥의 처마 밑 공간과 같은 역할을 한다.

건물의 아래층은 벽이 없는 외부이지만, 그 위에는 건축이 있는 곳을 필로티라 한다.

필로티는 분명히 외부공간이지만, 비가와도 비를 맞지 않고 외부의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한옥에서는 처마 밑에서 메주도 말리고 곶감도 걸어 놓는다.

처마가 없는 유럽식 주택에서는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사람이 건축을 짓지만, 건축이 사람의 생활과 행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은 분명하다.

대부분의 ‘반 외부 반 내부’ 공간은 건축법상 면적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분명 이 부분을 시공하느라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감에도 법적으로는 면적에 포함되지 않으니 반 외부 공간이 거의 없이 지어지는 집보다 소위 말하는 ‘평당 단가’가 훨씬 높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일반인에게는 건축사가 좋은 개념으로 설계하는 집이 비싼 것처럼 오인되지만, 이러한 매개 공간이 많을수록 사람의 삶의 질은 더욱 높고 풍요로워지니 분명 가치 있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